마쓰에에서의 새로운 삶의 시작
1890년, 래프카디오 하른(이후 코이즈미 야쿠모로 알려짐)은 영어 교사로 일본에 건너와 시마네현 마쓰에시에 위치한 진조 중학교(현재의 마쓰에 키타 고등학교)에서 근무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서양인에게 일본은 미지의 세계였지만, 야쿠모는 일본 문화에 깊은 흥미를 느꼈으며 특히 마쓰에의 고요한 분위기와 오랜 전통에 크게 매료되었습니다.
마쓰에에서의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야쿠모는 한 일본 가정에서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그 가정에서 그의 보살핌을 맡은 인물이 바로 이후 아내가 될 코이즈미 세츠였습니다.
세츠는 마쓰에의 구 사족인 니시다 가문의 딸로, 무가의 전통을 중시하는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야쿠모에게 그녀와의 만남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마치 운명에 이끌린 듯한 특별한 사건이었습니다.
문화적 장벽을 넘어선 두 사람의 관계
세츠는 야쿠모의 일본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을 깊이 느끼고, 그의 생활을 든든하게 지지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당시 일본 사회에서는 외국인과의 교류가 드물었으며, 특히 이문화 간 결혼은 흔치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츠는 열린 마음으로 야쿠모에게 다가가 그의 이해자이자 조력자로 함께했습니다.
야쿠모는 일본어를 거의 구사하지 못했지만, 세츠를 통해 일본어와 지역 풍습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세츠는 야쿠모에게 오래전 전해 내려오는 괴담과 민간 전설을 들려주었으며, 이러한 이야기들은 후에 야쿠모의 대표작 『괴담』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결혼과 새로운 생활의 시작
1891년, 두 사람은 정식으로 결혼하였습니다. 이 결혼을 계기로 야쿠모는 ‘코이즈미 야쿠모’라는 이름을 사용하며 일본인으로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됩니다.
서양인으로 태어난 그에게 이 결정은 큰 전환점이었으며, 결혼 후 야쿠모는 일본 문화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이 있게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그는 일본의 전통적인 가치관과 미적 감각을 서양에 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두 문화 사이의 다리 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서로를 지지하는 부부 관계
야쿠모에게 세츠는 단순한 아내를 넘어, 일본 문화를 배우고 이해하는 데 있어 스승과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녀는 일본의 전통, 신화, 민간 전설에 관한 폭넓은 지식을 아낌없이 전달하였습니다.
특히, 야쿠모가 마쓰에나 구마모토에서 생활하면서 접한 수많은 전설과 귀신 이야기는 세츠의 영향 하에 기록되었으며, 그의 작품에 깊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한편, 세츠에게도 야쿠모와의 결혼은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남편을 지원하며 그의 연구와 창작 활동에 함께 참여하는 일은 쉽지 않았지만, 그녀는 남편의 문학적 열정을 이해하고 함께 걸어가기로 선택하였습니다.
야쿠모의 최후와 세츠의 헌신
1904년, 코이즈미 야쿠모는 도쿄에서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그의 죽음 이후, 세츠는 남편의 뜻을 이어받아 야쿠모의 작품과 유산을 지키기 위해 헌신했습니다.
세츠는 야쿠모의 자필 원고와 서적들을 정리하고, 그의 명성이 일본 국내외에 널리 알려지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세츠의 헌신 덕분에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야쿠모의 작품을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론
야쿠모와 세츠의 만남은 일본과 서양 문화가 만나는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이문화 간의 장벽을 넘어선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연애를 넘어서, 서로의 문화를 배우고 존중하는 깊은 유대감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야쿠모가 일본 문화에 깊이 매료되어 그 매력을 세계에 전할 수 있었던 것은 세츠의 든든한 지지 덕분이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이문화 이해와 상호 존중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귀중한 사례로 남아 있습니다.
참고 사이트
https://www.hearn-museum-matsue.jp/ （코이즈미 야쿠모 기념관）
https://www.kankou-matsue.jp/ （마쓰에시 공식 관광 사이트）
https://www.jnto.go.jp/ （일본 정부 관광국）